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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제주도 여행 3_섭지코지, 비자림, 만장굴을 지나 드디어 집으로인프제 일기 2023. 4. 27. 17:26반응형
제목을 써놓고 보니 2박 3일을 아주 알차게 보냈다는 생각이 드네.
마지막 날까지 일찍 일어나서 늦은 시간까지 아주 알차게 놀았다. ㅎㅎ
3일차의 첫 일정은 숙소 근처에 있는 섭지코지였다.
숙소와 완전 가깝기도 하고 밥 먹기 전에 산책도 하려고 갔는데...
워후 바람이 아주 그냥 ㅋㅋㅋㅋ 태풍급의 바람이었다.
태풍이 온 게 아닌데 바람 때문에 몸이 밀린 건 정말 오랜만이었다 ㄷㄷㄷ
바람이 불어서 서 있기는 좀 어렵고 춥기도 했지만
파도가 역동적으로 쳐서 보기에는 아주 멋있었다.
하지만 머리카락에 하도 얼굴을 얻어맞느라 사진은 많이 못 찍었다는 후문이. ㅋㅋㅋ;;
아무리 사진을 열심히 찍어도 실제로 봤을 때 느꼈던 장엄함과 시원함은 담기질 않는구나.
암튼 섭지코지는 험하지 않고 탁 트인 바다가 가슴 속까지 시원하게 씻어주는 그런 느낌의 장소였다.
입가심용 요구르트 + 제주초콜릿 주시는 거 너무 좋았다. 섭지코지를 찍고 나서 아침 겸 점심을 먹었다.
'일출봉도 식후경'이라는 귀여운 이름의 식당이었다.
메뉴가 딱 문어덮밥, 제육볶음&해물된장찌개, 흑돼지돈가스 - 이렇게 딱 세 개였다.
같이 간 일행 曰 : "원래 메뉴가 적은 곳이 맛집이야. 이것저것 안 하고 딱 주력 메뉴만 집중해서 잘 만드는 곳이 많거든."
상추가 동글동글, 너무 귀엽게 생겨서 인상적이었다. ㅋㅋ 근데...정말 일행의 말이 맞았다. ㅋㅋㅋ
일행들끼리 메뉴 세 개를 하나씩 시켜서 다 나눠먹었는데 뭐 하나 빠지는 거 없이 다 맛있었다 ㅠㅠ
제육볶음이랑 돈가스는 흑돼지라 그런가 엄청 부드러웠고 무엇보다 잡내가 나지 않아서 좋았다.
해물된장찌개랑 문어덮밥에는 해산물이 듬뿍 들어가서 맛이 깊었다.
사장님이 밭에서 직접 기르신 상추와 양배추 등의 채소로 만들어주신 샐러드도 아삭아삭 싱싱해서 깔끔한 맛이 돋보였다.
이렇게 맛있고 든든하게 배를 채우고 나서는 사장님이 기르신다는 멈머도 보러 갔다.
동물농장에 나왔던 강아지라고.
사람들을 많이 대해봐서 그런지 멈머가 아주 순했다. 짖지도 않고.
세 마리가 같이 사는데 한 마리는 집에 들어가서 졸고 있고 나머지 두 마리만 나와서 우리를 반겨주었다.
우리 앞에 사료통이 있길래 한움큼 집어 멈머들에게 나눠주기도 했다.
(사료통 앞에 조금씩 나눠주시라고 써 있어서 나눠줬음. 허락도 없이 막 준 거 아님...!)
다음 장소로 이동해야 해서 빠빠~ 하고 인사하니까 계속 쳐다보는 게...쬐금 마음에 걸렸다.
뭔가 좀 외로워보였달까;
그래서 가는 내내 몇 번이고 뒤를 돌아보게 됐다.
두 번째 코스는 아름다운 제주 비자림.
함께 오지 못한 지인에게 추천 받은 코스였다.
'비자나무'가 메인을 이루는 숲이라서 이름이 '비자림'이라고.
숲 안에 들어가기 전에 입구 앞 카페에서 상큼한 한라봉 아이스크림을 먹었다.
굵은 밑둥 하나에서부터 많은 수의 기둥들이 퍼져나가는 듯한 형태의 나무들이 많아서 신기했다. 내가 사는 지역에서는 보지 못한 형태의 나무들이었다. 마치 동화속에 나올 것 같은 나무였다. 왠지 요정이나 다람쥐들이 저 나무 안에서 살고 있을 것 같은 느낌. 드디어 비자림으로 출발-!
섭지코지에서는 바람 때문에 날아갈 뻔했는데 비자림에서는 나무들이 막아줘서 그런지
바람을 거의 느낄 수 없었다.
살짝 으슬거리던 몸을 녹이면서 아름다운 나무들을 감상했다.
단풍나무가 중간중간에 섞여 있었다. 햇살이 따사롭게 비치는 곳에 있는 단풍나무의 연둣빛이 참 예뻐보였다. 개인적으로 요런 구도를 좋아한다. 잎사귀로 꽉 찬 앵글. 잎들 사이사이로 보이는 하늘과 햇살을 느낄 수 있는. 마치 사람 피부 같은 느낌을 주는 나무였다. 중간 중간 불거진 요철이 마치 핏줄처럼 보였달까. 표면이 뭔가 이질적이어서 기묘한 느낌을 주는 나무였다. 화살촉이 박힌 것 같은 모습의 나무. 생각보다는 덜 뾰족한데 그래도 부딪히거나 하면 무척 아플 것 같았다. 멍들거나 피날지도...? 햇살이 있는 쪽으로 가지를 잔뜩 뻗은 나무. 비자림에서 가장 오래된, 터줏대감 같은 나무. 조선시대 때부터 생존해온 나무라고 했다. 그래서 그런지 밑둥이 엄청나게 굵었다. 마치 숲을 수호해주는 수호나무 같은 느낌이었다. 슬렁슬렁 걸어다니는 것만으로도 마음의 때가 씻겨내려가는 그런 개운한 느낌이 들었다.
바다가 주는 개운함과는 또 다른 느낌의 싱그러운 개운함을 느낄 수 있었다.
길에 요철이 거의 없고 중간중간 나무 데크 같은 것도 깔려 있어서 걷기가 편했다.
단풍이 드는 가을에 와도 참 예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갑자기 이런 ㅋㅋㅋ 사진 ㅋㅋㅋㅋ
비자림 휴게소에서 찍은 인형이다. ㅋㅋㅋ
괴랄한데 굉장히 매력적이란 말이지. ㅋㅋㅋㅋㅋ
그 다음, 제주도여행 3일차의 마지막 코스는 만장굴이었다.
근데 사진이...딱 두 장 밖에 없다.
왜냐면...걷기가 매우 빡셌기 때문이다.
내가 몇 년 전에 부주상골 증후군(뭐 대충 발 수술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수술을 해서 그런지는 몰라도
길이 매우 울퉁불퉁해서 걷기가 녹록치 않았다.
까딱하면 발목이 꺾여 아작날 것 같아서 정신을 똑바로 차리고 걷느라
사진을 찍을 정신이 없었다 하하하...
그나마 겨우 찍은 사진이 저것.
마치 보스몹처럼 서 있는 저것은 천장에서 떨어진 용암이 굳어 만들어진 구조물이라고 했다.
예전에 고수동굴 갔을 때는 코스가 제법 험하긴 해도 볼 게 많아서 재밌었는데...
만장굴은 기대보다는 좀 평범하고 밋밋한데, 걷기는 또 힘들어서 약간 별로였다.
섭지코지에 비자림, 마지막으로 만장굴까지.
몇 만 보는 걸은 것 같은 코스 덕분에 발바닥이 불타는 것처럼 화끈거리고 아팠다.
그래도 마지막날까지 알차게 논 것 같아서 기분은 좋았다.
저녁 8시 50분 비행기를 타고 김포공항으로 돌아가는 길.
비행기가 아주 높이 떠 사방이 캄캄해지기 전에 얼른 야경을 찍었다.
이번 여행에서는 주로 제주도 동쪽을 돌았으니까
다음 제주도여행에서는 다른 쪽도 돌아보고 싶다.
다음 여행 때도 부디 날씨가 좋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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