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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제주도 여행 1_성산일출봉, 흑돼지, 고등어조림, 갈치구이, 휘닉스 제주 섭지코지인프제 일기 2023. 4. 25. 17:58반응형
고등학생 때 수학여행으로 가고 나서는 한 번도 찾지 못했던 제주도에 다녀왔다. 고딩 때는 2박 3일 일정 내내 비가 와서 진짜 기억 나는 게 1도 없었다. 어떻게 3일 내내 비가 오냐고; 비는 오지, 선생님들께 끌려다니지, 정신 하나도 없고 꿉꿉했던 기억만 있다. 그런데 이번 여행에서는 하늘이 도왔는지 3일 내내 날씨가 꽤 좋았다. 3일 차에는 바람이 많이 불기는 했지만 비 안 온 게 어디냐.
아침 7시 40분 비행기를 타기 위해 새벽 같이 준비해서 공항으로 나갔다.
이용한 여객은 제주공항. 감귤을 연상시키는 비행기 색과 승무원들의 스카프 색이 인상적이었다.
하늘에서 보는 지상은 뭔가 현실감이 없다. 모든 게 다 레고로 만들어진 장난감 같은 느낌.
1시간 정도 날아간 후 도착한 제주공항.
살짝 회끼가 돌지만 그래도 맑은 하늘과 즐비한 야자수들이 이국적인 분위기를 자아냈다.
공항에서 내린 후에는 렌터카 픽업 장소로 이동.
수렌트카라는 곳에서 흰색 suv 한 대를 빌렸다.
공항에서 내린 후 5번 출구로 나와 횡단보도를 건넌 뒤
자기 렌트카가 있는 구역과 번호를 찾아가면 되니 참고하시길.
아침을 안 먹고 출발한 터라 배가 무지무지무지 고팠다.
하지만 아무 집이나 들어가서 맛 없는 걸 먹을 순 없어서 네이버의 도움을 받아 열심히 검색을 했다. ㅋㅋ
네비의 도움을 받아 겨우겨우 도착한 흑돼지집.
고생한 보람이 있게 정말 정말 맛있었다.
돼지가 거기서 거기지 뭐 다를까, 하던 내 입에도 흑돼지가 일반 돼지보다 훨씬 부드럽다는 게 느껴졌다.
새우랑 전복이 같이 나와서 풍미가 더 좋았고 다 구워주셔서 편하기도 했다.
버터에 전복을 구워먹으니까 정말 맛있더라.
마지막에는 기분 좋으시게 초콜릿 한 박스 골라가시라고 해주시던 사장님.
적게 일하고 많이 버십시오. ㅋㅋㅋ
귀차니즘이 있어서 웬만하면 리뷰 잘 안 쓰는데
너무 잘 대접해주셔서 고마운 마음에 쓴 리뷰.
거의 곧바로 답글이 달렸다.
칭찬과 응원이 잘 전달되었다고 하셔서 뿌듯하고 따뜻한 기분이었다.
제주도여행의 첫 코스는 성산일출봉이었다.
숙소로 가는 길목에 위치한 곳이라 자연스럽게 채택됨. ㅋㅋ
제법 귀여운 돌하르방들이 여행객들을 반기고 있는 입구.
왼쪽 길은 무료 관람길이었고 오른쪽 길은 유료 관람길이었다.
무료 관람길에는 성산일출봉으로 직접 올라갈 수 있는 코스가 포함되지 않는 듯했다.
나는 유료 관람길로 가 성산일출봉 정상까지 찍고 내려왔다.
잎이 전체적으로 둥글둥글해서 마치 바람 넣은 물풍선처럼 느껴졌던 풀.
이렇게 이름 모를 풀들이 가는 길목마다 깔려 있었다.
올라가는 중간에 찍은 컷.
산과 바다, 건물이 한눈에 보여 아름답다.
수없이 많은 계단을 올라 드디어 도착한 성산일출봉 정상.
정상에 사람이 많아서 사진을 아주 많이 찍지는 못했다.
하지만 가없는 푸름을 눈에 담을 수 있어서 마음까지 정화되는 기분이었다.
내가 간 날은 목포에 있는 중학교 학생들도 수학여행 코스로 성산일출봉을 찾은 날이었는데
서로 경쟁하느라 땀을 뻘뻘 흘리며 정상에 올라와 놓고는
"엥? 이거 보려고 여기까지 온 거야?" 하더라. ㅋㅋㅋㅋ
그치, 애들 눈에는 이거 뭐 대단한 볼거리인가 싶을 거다.
나도 어릴 때는 자연풍경 같은 게 좀 시시하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아이들에게는 풍경 자체보다 친구들과 투닥거리고 수다 떨면서 올라왔던 과정이 훨씬 즐거운 기억으로 남겠지.
후들거리는 다리를 부여잡고 내려오니 이런 풍경이 또 나를 반겼다.
바다와 하늘이 만나는 저 색이 정말 너무 아름답다.
저 멀리, 물살을 가르며 나아가는 보트가 보이시는지.
저 보트, 나도 탔다. ㅋㅋ
워낙 겁쟁이라서 옆사람 손 부여잡고 어깨에 고개 파묻느라 제대로 즐기지는 못한 것 같지만. ㅋㅋㅋ
바람은 없지만 해일이 꽤 있는 날이라 운전수 분께서 최고 속도의 반 정도로만 운행해주셨다.
뒤에 앉은 대여섯살 정도 돼 보이는 꼬맹이는 "신난다 신난다!" 하면서 엄청 좋아하던데.
꼬맹이 데리고 오신 어무니가 더 무서워하셨다. ㅋㅋ 그 맘 이해함.
보트 타러 가는 길에 찍은 컷.
카메라를 아무렇게나 들이대도 그림 같다. (실제로 초점도 안 맞추고 그냥 막 찍음. ㅋㅋ)
용암으로 인해 만들어진 퇴적층.
교과서에서는 그냥 '그렇구나' 하고 봤던 것들이
실제로 보면 참 오묘한 기분을 안겨준다.
근데...바닷가에 이게 너무...많아...ㅠㅠㅠ
다리 많은 애들은 다 싫음. ㅋㅋㅋ
이름이 뭐랬더라, 갯강구?
어린애들이 자꾸 "아빠, 여기 바퀴벌레가 엄청 많아요!" 하면서 쟤를 피해다니면서 엄청 뛰어다녔는데...
그럴 때마다 바퀴벌레가 근처에서 기어다니는 기분이 들어 소름이 끼쳤다. ㅋㅋㅋ
성산일출봉을 지나 드디어 숙소에 도착했다.
휘닉스 제주 섭지코지.
섭지코지를 지근거리에 두고 있는 좋은 숙소였다.
안방 베란다의 커튼을 걷으면 바로 보이는 풍경.
아기자기한 돌담과 푸른 풍경이 그렇게 예쁠 수가 없었다.
해변가도 구경할 겸 저녁 먹으러 슬슬 걸어나온 차에 본 숙소 내 바베큐 존.
돌담으로 칸막이를 해놓은 것이 인상적이었다.
잔잔한 물살이 밀려오는 해변가를 거닐고 있으니
마음이 저절로 여유로워져 좋았다.
이래서 사람들이 여행을 떠나는구나, 하고 이해가 되기도 했다.
누가 일부러 심은 건 아닌 것 같은데
돌담 밑을 보면 꼭 이렇게 알록달록한 색을 자랑하는 들꽃들이 펴 있었다.
보기만 해도 새그러운 색.
저녁으로는 제주고등어조림과 제주갈치구이를 먹었다.
고등어조림은 짭쪼름하고 맛있었는데 갈치구이는...뭐 그냥 그랬다. ㅋㅋ;;
그래도 비린내가 나지 않고 깔끔하니 괜찮은 맛이었다.
소화 시킬 겸 숙소도 걸어가는 길에 일몰을 만났다.
매일 지는 해인데도 이렇게 마주하면 뭔가 이상한 기분이 든다.
다음에는 일행들과 정동진에 가 일출을 보기로 약속하며 숙소로 돌아왔다.
여행의 피곤함을 가시게 해주는 달콤한 제주백련초초콜릿.
돌하르방의 저 손이 너무 깜찍했다. ㅋㅋ
이튿날을 기대하고 기다리며 내 딴에는 제법 이른 시간인 새벽 1시에 잠자리에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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