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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Fe(외향감정)는 '영향력'에 민감하다
    Fi Fe_내향감정 외향감정 2023. 1. 10.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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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BTI의 각 기능들은 작용 방향이 내향이냐 외향이냐에 따라 정말 다른 양상을 우리에게 보여준다. 어떤 기능이든 작용 방향이 내부로 향하게 되면 그 기능은 자신을 기준으로, 자신에게 집중하는 기능이 된다. 반대로 외부로 향하는 기능은 타인을 기준으로, 타인을 향하는 기능이 된다. Fe(외향감정, 이하 Fe) 역시 마찬가지다. Fe를 1차 기능으로 사용하는 유형에는 ESFJ, ENFJ가 있으며 2차 기능으로 사용하는 유형에는 ISFJ와 INFJ가 있다. 

    Fe 유형들은 감정을 외부, 즉 타인을 향해 쏟는다. 이들의 감정 에너지는 자신보다는 타인을 위해 존재한다. 그래서 자신이 무엇을 어떻게 느끼는지보다 타인이 무엇을 어떻게 느끼는지에 더욱 관심이 많다. 정말 이런 게 가능하냐고, 너무 천사표인 척하는 건 아니냐고 반문하는 사람이 있을 수도 있다. 하지만 Fe를 2차 기능으로 사용하는 인프제 입장에서 말하자면, 정말이다. 건강한 상태의 Fe는 착한 척하기 위해 쓰이지 않는다. 그냥 자연스럽게 타인을 배려하고 친절을 베풀고 호의를 가지게 돼 있다. 타인이 자신을 무시하거나 위협하지 않는 이상, 이들은 공연한 불안이나 적의를 갖지 않는다. 사람을 대하는 것이 그다지 어렵지 않고 타인에게 맞춰주는 언행이 너무나 자연스럽게 나온다. 때문에 이들은 공동체나 조직 안에서 환영받기가 쉽다. 웬만해서는 트러블을 일으키지 않는 편이기도 하다. 

    Fe는 늘 타인의 생각이 궁금하다. 여기서 타인은 가족이나 친구, 가까운 지인일 수도 있고, 더 넓은 범위에서는 같은 지역 사람, 같은 나라 사람이 될 수도 있다. 이들은 어떤 사안에 대해 사람들이 어떻게 반응하고 있는지, 왜 그렇게 반응하고 있는지에 관심이 많으며 어느새 저절로 귀를 기울이고 있다. 예를 한 가지 들어보겠다. 

    *장애인들의 지하철 시위에 관한 뉴스가 보도되고 있는 상황

    -상대방 : 아무리 그래도 출근 시간에 저렇게 시위를 하는 건 너무 민폐 아닌가 싶어.

    -Fi 유저 : 쟤는 저렇게 생각하는구나. 나는 이렇게 생각하는데. ('내가' 어떻게 느끼고 생각하는지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Fe 유저 : 저 사람은 왜 저렇게 생각할까? 무엇의 영향을 받았을까? ('타인이' 어떻게 느끼고 생각하는지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좀 더 와닿는 설명을 하기 위해 잠시 Fi 유저를 끌고 왔다. ㅎㅎ 이처럼 Fe는 타인을 향해 감정 에너지를 쓰기 때문에 '여론'에 민감해질 수밖에 없다. 대중의 생각 흐름이 어디로 가고 있는지, 그 원인은 무엇인지, 이런 것들을 정말로 궁금해하고 그 흐름을 잡아내는 능력을 잠재적으로 갖고 있다. 꼭 정치나 사회 같은 거시 영역에서만이 아니라 일상적이고 미시적인 영역에서도 이러한 관심은 예외 없이 적용된다. 

    또한 이렇게 타인의 생각과 감정을 궁금해하는 만큼, 자신이 타인에게 어떤 존재로 인식되고 있는지, 어떤 영향력을 미치고 있는지에 대한 관심도 크다. 때문에 Fe는 상대방과 자신이 영향력을 주고받기를 원한다. 서로의 관심사, 생각, 감정, 느낌 등을 공유하고 그로 인해 변화하게 되는 것, 이것이 Fe가 생각하는 인간관계일 수 있다. 개인적으로는 MBTI의 어떤 기능이든 외부로 작용할수록 변화에 대한 수용적 태도가 비교적 커진다고 느끼는 편인데, 이는 Fe에게도 마찬가지로 적용되는 듯하다. Fi가 자신만의 정체성, 창의성을 추구하며 고유한 자신을 타인에게서 보호하고자 할 때(이때의 느낌은 약간 '물들기 싫어하는 느낌'에 가깝다), Fe는 기꺼이 물들이고 물들기를 원한다. 이런 것을 하지 못할 때 Fe는 생기를 잃는다. 심하게는 삶의 목적이나 방향성을 잃고 헤맬 수도 있다. 또한 건강하지 못한 상태의 Fe는 지나치게 타인을 의식하고 눈치 보는 사람을 만든다. 불건강한 상태의 Fe는 타인의 반응 하나하나에 일일이 신경을 쓰며 피폐해져 간다. 자신의 가치관이나 선호도가 아닌 타인의 기준에 맞춰 자신을 스스로 평가한다. 평가에서 끝나면 그나마 다행이다. 상태가 더욱 심각한 경우(?) 타인의 기준에 맞춰 자신을 단죄하려는 모습까지 보일 수 있다. 

    다르게 말하면 Fe는 그만큼 책임감이 강할 수밖에 없다는 말도 된다. 타인의 감정을 헤아리고 마음이 상하지 않게 하려는 Fe 유저들은, 자동적으로 공동체의 규율이나 타인이 제시하는 의견을 대체로 잘 따라준다. 이러한 Fe적 책임감은 Fi나 T 유형들이 가지는 책임감과는 다소 결이 다르다. Fi의 책임감은 주로 자기 자신의 감정에 진실하려는 마음에서 우러나온다. 때문에 이들은 어떤 대의명분이나 규칙에 큰 자극을 받지 않는 편이다. 내가 정말 이 일을 하고자 했을 때, 진실로 이 일을 소중히 여기고 있을 때, Fi의 책임감은 타인의 간섭 없이도 폭발할 수 있다. T 유형의 경우(물론 Ti와 Te의 양상이 다르겠지만) 그것이 정해진 규칙이라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규칙을 준수하려는 마음을 먹는 게 가능하다. 또는 논리적 측면에서 납득이 갔다면 더는 토를 달지 않고 일에 몰두하는 책임감을 보여준다. Fe적 책임감은 사람들을 위한 책임감에 가깝다. 민폐를 끼치지 않으려는 마음, 어떻게든 도움 되는 존재이고 싶다는 마음이 이들을 움직인다. '도움 되는 존재이고 싶다'는 마음역시 '영향력'이라는 키워드와 엮어 생각해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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