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프제 일기

4월 부산여행_아홉산숲, 해동용궁사, 감천문화마을, 서면 나들이, 광안리 앞바다, 톤쇼우 돈가스

메르구스 2023. 4. 28. 1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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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보니 4월에 여행을 두 번이나 갔네.

텀을 두고 나눠서 가고 싶었지만 일행들과 시간을 맞추다보니 4월로 일정이 다 몰리게 됐다. 

부산여행 역시 제주도여행처럼 2박 3일이었지만 제주도여행보다는 훨씬 널널한 일정으로 다녀왔다. 

 

첫 일정은 '아홉산숲'이라는 곳이었다. 

부산 기장군에 있는 곳이며, 대나무숲/편백나무숲/소나무숲 등 다양한 숲이 모여 있는 곳이었다. 

더 킹 : 투하츠, 달의 연인 보보경심 려 등 다양한 드라마를 촬영한 곳이기도 하더라.

 

숲속이라 그런지 확실히 공기가 맑고 시원했다. 

한여름에 오면 에어컨 튼 것보다 훨씬 더 시원할 것 같은 느낌이었다. 

운동화에 밟히는 흙소리, 작은 자갈소리 등을 귀에 담으며 고즈넉함을 즐겼다. 

 

지나치게 정교하게 다듬어지지 않은, 

거칠면서도 적당히 둥글둥글한 조형물을 좋아한다.

모두 똑같은 모습으로 있지 않아서 개성 있고 아름답다. 

 

대나무 옆만이 아니라 다른 나무 옆에도 이렇게 커다란 죽순들이 많았다.

실제로 죽순을 본 것은 처음이라 매우 신기했다.

죽순 시절부터 마디와 이파리를 가지고 있구나. 

 

의미를 알 수는 없었던 조형물.

에스닉하면서도 신비로운 느낌을 자아냈다. 

 

고개를 한껏 들어 나무들 사이로 비치는 하늘을 보고 있으면

평화로워진다. 

 

호기심으로, 혹은 어떤 기원을 담아 쌓았을 작은 돌탑들.

무너지지 않고 제자리를 잘 지키고 있길. 

 

그 다음 코스는 바다 앞에 있는 절로 유명한 해동용궁사.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곳이라 절 입구에 먹을거리가 많았다. 

나는 일행과 함께 옥수수호떡 하나를 사서 먹으며 걸어갔다. 

 

절 입구에는 이렇게 띠별 석상이 서 있다. 

사진 찍기 좋은 스팟. 

 

관광객들을 반겨주던 이름 모를 탑.

 

벌써 부처님오신날을 준비하는 것이었을까?

곳곳에 색색의 연등이 걸려 있었다. 

계단이 많아서 도가니 나가는 줄. ㅋㅋㅋ

 

문 사이로 보이는 탑의 모습이 아름다웠다. 

 

같이 간 일행이 무서워하던 조각. 

삿된 것이 함부로 들어오면 안 되니까 저렇게 험악하게 생겼나보다. 

 

이상하게 절에 오면 마음이 편해지는 것 같아서 절을 좋아하는 편인데, 

해동용궁사는 바다까지 끼고 있어서 마음을 편하게 해주는 동시에 탁 트이게 해주는 듯해 더 좋았다. 

 

소망하는 바를 종이에 쓰고 초를 켤 수 있는 곳이 있었는데(당연히 유료)

일행이 어떤 사람의 초가 꺼진 걸 보고 얼른 다른 초의 불을 빌려 켜줬다는 이야기를 듣고 한참 웃었다. ㅋㅋㅋ

내용을 읽어보니 학생인 것 같아서 안쓰러운 마음에 그랬다고. 

뭘 앞두고 있는지는 모르겠으나 그것이 시험이든 자격증이든 취업이든, 원하는 대로 잘 되었으면. 

 

첫 날은 자가용으로 부산까지 오느라 피로가 누적된 상태여서 딱 아홉산숲과 해동용궁사까지만 구경을 했다.

저녁은 광안리 숙소 근처 나포리 횟집이라는 곳에서 포식. 

물론 난 회를 못 먹지만 ㅋㅋ 스끼다시로 배 다 채웠음. ㅋㅋㅋ 

 

일어나자마자 숙소 베란다에서 보이는 풍경이 이런 것이어서...너무 좋았다.

맨날 시야를 가로막는 건물뷰만 보다가 오션뷰를 보니 

왜 강이나 바닷가에 있는 집들이 비싼지 알겠다는 생각이 들더라; 

커들스테이라는 곳을 숙소로 잡았는데 전체적으로 심플하고 깔끔한 인테리어가 마음에 들었다.

단, 주차하기가 힘들어서 그게 좀 아쉬웠다. 

1층에 딸린 카페 주차장에 주차를 할 수 있다고 해놓긴 했는데 

웬만해서는 차들이 빠지질 않는다.

그래서 근처 공용주차장을 죄다 돌았는데...

부산은 왜 금요일에도 만차인 거죠...?

역시 관광도시다 이건가;; 주차할 자리 찾다가 밤 샐 뻔했다;;

 

둘째 날은 감천문화마을로 향했다. 

알록달록하고 개성 넘치는 집들이 즐비한 예쁜 마을이다. 

6.25 전쟁 때 피난민들이 살았던 집터의 흔적도 볼 수 있다. 

단, 차를 갖고 올라가려면 밑에다 주차를 하고 걸어서 마을로 올라가거나 

마을 중간에 있는 공용주차장을 이용하실 것을 추천드린다. 

(경사가 가파르고 길어서 마을 공용주차장을 이용하시는 게 더 좋을 것 같기는 하다.)

 

날이 흐려서 사진이 다 그닥 이쁘지 않다 ㅠ 

맑은 날 왔으면 훨씬 예쁜 풍경을 볼 수 있었을 것 같은데. 

외국인 관광객도 되게 많이 찾더라. 

한복 대여점에서 빌린 한복을 차려입고 돌아다니는 외국인, 커플들을 심심찮게 볼 수 있었다. 

 

골목이 정말 좁아서 딱 한 사람씩만 일렬로 줄을 서서 돌아다녀야 했다. 

옛날에는 골목이 딱 그 정도로 좁았다는 말을 듣고 좀 놀랐다. 

옆집에서 티비 틀어놓으면 그 소리까지 다 들리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음. ㅋㅋ;;

정말 표현 그대로 골목이 거미줄처럼 얽히고설켜 있었다. 

 

그 다음에는 서면 쪽에 사시는 외할아버지를 모시고 점심을 먹었다.

로컬인 외할아버지가 안내해주시는 대로 따라간 식당은 알짜배기 맛집이었다.

밥도 일반 공기에 주는 게 아니라 옛날 어른들이 집에서 쓰시던 큰 밥그릇에 한가득 담아 주셨다. ㅋㅋㅋ

반찬도 하나하나 다 신선하고 맛있었음.

전날 간 횟집에서 먹은 식사보다 이 식당에서 먹은 밥이 훨씬 맛있었다. 

(역시 맛집은 로컬을 따라가야 함. ㅋㅋ)

그 다음에는 외할아버지를 모시고 인생네컷을 찍었다. ㅋㅋ 

증명사진 같은 스타일로 찍는 곳인 줄 알고 부스에 들어가자마자 왜 의자가 없냐고 물으시던 외할아버지 ㅎㅎ 

처음에는 좀 당황하셨지만 그래도 끝까지 웃으면서 잘 찍어주셨다. ㅎㅎ

나중에 돌이켜봐도 재밌고 슬그머니 웃음이 날 추억을 하나 만들었다. 

 

둘째 날의 하이라이트는 부산 돈가스 맛집 톤쇼우를 간 것이었다. 

와 웨이팅이 진짜...어마어마하더라. 

그나마 스마트 대기가 가능한 곳이라서 밖에서 오들오들 떨며 기다리지 않아도 되는 것이 다행이었다.

먹고 싶은 시간대에서 2시간 전에 예약을 걸었는데도 대기인원이 85명 ㄷㄷㄷ 

매장에 가서도 꽤 오랫동안 대기를 타고 나서야 돈가스를 영접할 수 있었다.

아 근데...기다림이 사르르 녹는 맛이긴 하더라. ㅋㅋ

(먹느라고 사진 못 찍음. ㅋㅋ;;)

소금에 레몬 와사비 소스 같은 걸 섞어서 돈가스에 찍어 먹는 게 개인적으로는 가장 맛있었다.

부산에 가면 꼭 먹어볼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 맛집이었음. 

 

세 번째 날에는 부산에서 유명한 쿠키집인 '마이페이보릿쿠키'에서

선물용 쿠키 박스를 하나 산 것 말고는 크게 한 일이 없네. ㅋㅋ;;

부산에서 집이 워낙 멀어서 정말 하루종일 고속도로에 있었던 것 같다. 

그래도 일행들과 오랜만에 이야기도 많이 나누고 우애를 다질 수 있어서 행복했다.